‘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할 때
부활시기, 사순시기, 연중시기에 맞춰서 노래??
며칠 전 모 교구 OO성당 반주자 선생님으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수녀님~제가 이번 성령강림 대축일 낮 미사 중에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하는데 가톨릭성가 376번으로 했어요.
그런데 주례 신부님께서 반주에 따라 선창을 하시는데 머뭇머뭇 하셨고
급기야 신자들은 반주에 따른 멜로디로 노래를 하지 않는 거에요 순간 많이 당황 했어요.
미사 도중 부활시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왜 연중시기 신앙의 신비여~ 멜로디를 반주하는 거냐고
성가대 단장님에게 질책 아닌 질책을 받았어요.
순간 많이 당황 했는데요..ㅜㅜ
신앙의 신비여~부를 때 반드시 전례시기별로 나눠서 노래해야 하나요?”
아뇨~~반드시 그렇지 않아요~
‘신앙의 신비여’(mysterium fidei)를 노래하는 기도문 양식을 두고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견들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신앙의 신비여’라는 환호에서 제시된 세 가지 양식을 전례 시기에 맞게 번갈아 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mysterium fidei’에 대한 세 가지 양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1코린 11,26; 마르 14,25; 루카 22,15-18 참조)
♦ 십자가와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신 주님, 길이 영광 받으소서.
위의 세가지 양식안에는 성찬례의 종말론적 의미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첫번째 양식에는 파스카 사건을 기억하여 종말까지 성찬례를 거행한다는 신학이 그대로 표줄되어 있고
두번째 양식은 같은 내용이나 성경 본문에 충실한 것이고,
세번째 양식은 ‘찬미’(doxologia)의 성격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가지 양식은 어떤 특정한 전례 시기에 적합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적절하다고 보이는 것을 선택해서 사용할 뿐인데 그렇게 하도록하는 것은
세 가지 양식을 전례에 사용함으로써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수녀님, 신앙의 신비여 악보위에 부활, 사순, 연중시기라고 적혀져있는데요”라고 물으신다면,
아마도 그 곡을 작곡한 작곡자의 의도 또한 위에서 언급한 ‘신자들이 기도문 양식을 다양하게 선택해 부름으로써
전례를 풍요롭게 행하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가지 기도 양식을 전례시기 안에서 그 시기에 맞게 부른 다는 이유로 반드시 돌아가면서 사용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함께 나눴습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 양식 모두 같은 신학을 담고 있고 한가지의 양식으로만 기도문을 바치거나 노래해도
본질적인 신학이 충분히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꼭 이렇게 해야 해’라는 말로 전례를 준비하고 행하는 가운데 서로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신앙의 신비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