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톡톡]
8/30(연중 제 22주간 월요일 ) 성 김대건 신학생의 여섯 번째 편지
2주간 - 같은 그리움을 지닌 이들의 도움 : 진흙 길에서 만난 손길
< 이 서한에서 우리가 새겨야 할 영성 : "억장이 무너지는 또 한 번의 순교 소식을 들은 성인의 마음입니다." >
지극히 공경하올 신부님,
저는 계획대로 12월 23일 출발하여 나흘 후 아무런 장애 없이 변문에 도착하였습니다.
변문에서 멀지 않은 곳을 지나가다가 굉장히 큰 무리를 거느리고 북경으로 들어가는 조선 임금님의 사신
일행을 만났습니다. 하느님의 안배로, 그 일행 중 김 프란치스코라는 조선의 연락원이 저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저도 그를 모르고 그 역시 저를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제가 그에게 신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하고 세례명은 프란치스코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함께 온 중국인 안내자들을 멀리서 따라오게 하고 그를 따라가면서 우선 조선에 계신 신부님들의
안부부터 물었습니다. 그의 대답에 의하면 신부님들은 종교의 이유로 살해되었고 2백여 명의 신자도 처형되었는데
그들 대다수가 지도급 인사였다고 합니다.
저의 형제 최양업 토마스의 부모도 살해되었는데 부친은 곤장으로, 모친은 칼로써 순교의 화관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의 부모 역시 많은 고난을 겪고 부친은 참수되었으며, 모친은 의탁할 곳 없는 비참한 몸으로 신자들 집을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프란치스코가 이야기 한 것이 매우 많으나 여기에 다 기록하기에는 너무 장황할 것 같습니다.
- 여섯 번째 편지 요동(백가점)에서, 1843년 1월 15일 -